빈곤: 불평등의 또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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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23-06-12 07:41본문
빈곤: 불평등의 또 다른 이름
김민지(중앙대 지부)
2018년 세계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국제 빈곤선의 일일 기준인 1.9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극빈 인구가 2015년 기준 7억 3천600만 명으로 세계 인구의 10%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는 1990년 19억 명(인구 대비 36%)에 달했던 것에 비해 2015년까지 25년간 10억 명 이상 감소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곁에서 빈곤은 점점 퇴치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언뜻 보면 우리의 만성적 고민거리였던 빈곤 문제가 점점 완화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빈곤의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동아시아는 각국 경제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극빈층 비율은 1990년 62%에서 2015 년 2%로 대폭 감소하였다. 남아시아의 극빈층 비율 또한 47%에서 12%로 하락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은 극빈층 비율은 54%에서 41%로 감소하였지만, 빠른 인구 증가로 인해 실제 빈곤층의 수는 2억 7천800만 명에서 4억 1천300만 명으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실제로, 아프리카 대륙과 같은 개발도상국의 빈곤 수준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 그 이상이다. 아프리카의 수많은 아동은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에 착취당하고 있으며, 만성적인 빈곤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며 제대로 된 교육과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남미 역시 심각한 빈곤과 빈부격차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 유엔 중남미경제위원회(ECLAC) 는 12년간 감소세를 기록해왔던 중남미의 빈곤율은 2016년 30.7%(1억 8천600만 명)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8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국민의 80%가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전 국민의 90%가 빈곤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멕시코 역시 2016년 기준 멕시코의 빈곤율은 2012년 대비 20%나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43.6%를 차지한다. 절대적 빈곤(absolute poverty)의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절대적 빈곤이란 개인 및 가족이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빈곤은 오직 개발도상국들만의 문제일까? 빈곤은 현재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선진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만연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인 선진국인 미국은 선진국 중 청소년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필립 알스턴 (Philip Alston) 유엔 극빈 (extreme poverty)과 인권 특별 보고관은 2018년 보고서에서, 미국에서는 4천100만 명이 빈곤선에서 살고 있고 1천 850만 명은 극빈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7년 UNICEF가 한국, 미국, 영국, 독일 등 상위 41개 국가의 어린이 복지 실태를 조사한 결과 41개국 평균 20%의 아이들이 의식주와 문화적인 생활 면에서 다른 대상과 비교하여 주관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빈곤인 상대적 빈곤 상태(relative poverty)인 것으로 드러났다. UNICEF 연구소의 사라 쿡(Sarah Cook) 센터장은 "고소득이 자동으로 모든 어린이의 생활환경을 개선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오히려 불평등을 가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 굳어진 이러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지구적인 세계시민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선 유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파견 교육을 하는 것이 요구된다.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상대로는 빈곤에 대한 기본 개념과 기초 지식을 설명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빈곤에 관해 이야기하게 하며, 다양한 빈곤의 상황에서 어떠한 물품이 필요한지 맞히는 놀이 등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빈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중고등 학생을 대상으로는 '빈곤이 지속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와 같은, 빈곤과 관련된 주제로 깊이 있는 토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더욱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미디어를 통하여 빈곤의 인식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세계시민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다양한 연령층에 맞추어 각기 다른 세계시민교육을 장기적으로 시행했을 때, 그들이 빈곤에 대한 심각성과 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게 할 수 있다.
성인을 대상으로는 빈곤과 관련된 캠페인을 주최함으로써 일반 시민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여, 빈곤과 관련된 이슈와 이에 대한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린다. 그리고 청원이나 네이버 해피빈과 같은 펀딩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사회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대학생을 중심으로, 빈곤 문제를 대학생 모의 UN 등 함께 토론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여 각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뿐만 아니라 서로 연대하여 여러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연구 활동과 지식 공유, 캠페인 등을 펼치는 것 역시 요구된다. 빈곤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범지구적인 연대는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문제의 개선을 위한 정책 개선 활동을 해야 한다. 빈곤에 시달리는 개개인은 직접적인 빈곤의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직접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빈곤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정책과 국내 이행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성명서나 청원의 방식으로 담아서 국제사회 및 정부 관련 부처에 전달한다. 빈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안서를 전달하고, 더 큰 영향력을 위해 타 시민 단체와 연대하여 포럼을 개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세계시민 교육과 범지구적인 연대가 행해졌을 때만이, 우리는 빈곤이라는 문제를 딛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출처:
김지연, 「전세계 극빈층 인구 비율 10%...통계작성 이래 최저」, 연합뉴스,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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